워싱턴주 수사 당국이 최근 노년층을 겨냥해 미 전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대규모 '금괴 사기'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역언론 KOMO 뉴스에 따르면, 킹 카운티 보안관실(KCSO)과 킹 카운티 검찰, 연방수사국(FBI) 시애틀 지부, 연방 검찰 소속 수사 관계자들은 5일 취재진과 만나 올해 들어 급증한 사기 피해 현황을 설명했습니다.
전국 노인 사기 자문 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고령층 사기 피해액은 2020년 6억 달러에서 2025년 30억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FBI의 집계는 이보다 훨씬 컸습니다. 로렌 와츠 스태니어 연방 부장검사는 FBI 보고서를 인용해 2025년 한 해 동안 60세 이상 성인이 각종 사기로 잃은 금액이 77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FBI의 2025년 인터넷 범죄 보고서를 보면, 워싱턴주에서도 60세 이상 주민 5,392명이 금융 사기로 1억 7,900만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금괴 운반(Gold courier)' 사기로 인한 피해액만 미 전역에서 3억 1,2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금괴 사기가 주로 대규모 조직 범죄 집단에 의해 이뤄지며, 피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신속하고 은밀하게 행동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기범들은 주로 피해자에게 법적 문제가 생겼다거나 은행 계좌가 도용됐다고 속이며 절박함을 조성합니다. 이후 경찰이나 정부 관리를 사칭해 자산을 금괴로 바꾸라고 지시한 뒤, '연방 요원'을 보내 이를 수거해 가는 수법을 씁니다.
실제로 쇼어라인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78세 셰인 씨는 이 같은 수법에 속아 5개월 반 동안 300만 달러를 잃었습니다.
셰인 씨는 "피해를 입었지만, 나는 희생자가 아니다"라며 "내 자산의 95%를 사기당했고, 6주 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돼 여전히 충격 속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컴퓨터에 뜬 가짜 경고창에 속아 사기범들과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사기범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때까지 마치 친한 친구처럼 느껴지도록 관계를 맺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기범들은 셰인 씨에게 해커를 잡는 것을 도와달라며 비트코인과 기프트카드를 사도록 유도한 뒤, 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자산을 처분해 연방준비은행에서 금괴를 사라고 속였습니다. 셰인 씨는 결국 평생 모은 재산을 금괴로 바꿔 낯선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수사 당국은 셰인 씨의 사연이 수많은 피해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FBI 시애틀 지부의 제럴드 버킨 요원은 "금융 사기는 실제보다 적게 신고되는 경향이 있어, 체감되는 피해는 통계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사기범 검거를 위해 대중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습니다.
리사 매니언 킹 카운티 검사장은 "조건이 너무 좋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평소와 다른 결제 방식을 요구하는 등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잠시 멈추고 신뢰할 수 있는 지인과 상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사기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즉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