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애틀 보잉 필드(Boeing Field) 공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운영하는 추방 전세기가 크게 늘어나면서, 추방 대상자들이 겪는 열악한 대우가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민자 권익 단체 '라 레시스텐시아(La Resistenci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안 보잉 필드를 통해 42편의 추방 항공편이 운항됐으며, 이 과정에서 1,300명 넘는 이민자들이 타코마 구금센터에서 이송 또는 추방됐습니다.
이 단체는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손목, 허리, 발목이 모두 수갑으로 묶인 사람들은 손을 쓸 수 없어 비행기 계단을 오르는데도 큰 어려움을 겪었고, 보행기를 사용하는 한 여성은 계단 앞에서 30분이나 기다린 뒤에야 직원의 도움을 받아 겨우 탑승했습니다. 일부는 더운 날씨 속에서도 야외에 오래 서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장면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라 레시스텐시아는 “사람을 이송하면서도 최소한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며, 특히 노약자에게까지 이런 대우를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ICE는 4월부터 추방 항공편에 ‘더미 콜사인’과 등록되지 않은 항공기 번호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비행기 추적 시스템에서 정보를 숨기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는 공공의 감시를 회피하는 행위로, 정부가 투명성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킹카운티는 2023년에 ICE 활동의 공개와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지만, 라 레시스텐시아는 “시와 공항 측이 여전히 핵심 정보를 누락하고 있으며, 실제로 어떤 비행기가 오가는지도 모른 척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라 레시스텐시아의 마루 모라 비얄판도(Maru Mora Villalpando) 대변인은 KING 5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체인에 묶어 대량 이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노예무역 이후 최대 규모”라며 “카운티가 고통을 외면하고 민간 기업과 함께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ICE는 최근 두 달 동안 전국에서 2,300건이 넘는 추방 비행을 운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라 레시스텐시아는 “이것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의 양심이 시험대에 오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http://www.radiohankook.com/news/4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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