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정부 기관이 이민단속국(ICE)과 운전면허 정보와 차량 등록 정보를 조용히 공유해 온 사실이 KING 5 방송의 단독보도로 드러났습니다.
이 정보는 운전자 이름, 주소, 차량 번호판, 면허번호 등 개인적인 정보가 포함돼 있어,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주는 공식적으로 ‘피난처 주’입니다. 주 법에 따라, 주 정부 기관은 연방정부에 이민자 추방 목적의 정보 제공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KING 5는 워싱턴주 면허국(DOL)이 2018년에 ICE와의 계정을 다시 열었고, 2024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정보 조회가 3배 이상 급증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ICE는 2024년 11월 한 달 동안 약 540건을 조회했지만, 2025년 5월에는 1,600건 이상을 검색했습니다.
킹카운티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호세(Jose) 씨는 20년 넘게 서류미비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는 “범죄도 없는 사람들이 잡혀가는 걸 보고 있다”며, “이게 진짜 피난처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호세 씨는 최근에 영주권을 받았지만, “늘 불안하다"며 "나도 다시 못 돌아올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주 면허국은 카메라 인터뷰는 거절했지만, 이메일을 통해 “정보 검색은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정보를 검색하는 쪽에서 이민단속 목적이 아니라 범죄 수사 목적이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민자 단체는 이런 시스템을 믿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민자 인권 변호사인 제니 파스쿠렐라(Jennie Pasquarella) 씨는 “ICE가 우리 주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정보가 넘겨지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라며, “이민자들이 불안해서 주 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에 이민자 보호법을 만든 레베카 살다냐(Saldaña) 주 상원의원은 “이런 정보 공유는 법의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말로 범죄 수사라면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몰래 정보를 넘기는 건 옳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워싱턴주의 예산안에는, 주 법무부가 모든 주정부 기관이 연방 정부와 정보를 어떻게 주고받는지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정보 공유가 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이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지 감시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서류미비 이민자들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정보가 어떻게 쓰일지 알 수 없고, 언제 또 누가 잡혀갈지 모른다는 걱정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호세 씨는 “가족이 찢기고 있다”며, “우린 워싱턴주가 피난처라고 믿었지만, 현실은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http://www.radiohankook.com/news/4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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