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시애틀 벨타운에서 식당으로 출근하던 중 총격을 받아 숨진 임산부 권이나 (Eina Kwon) 씨와 뱃속 아기의 사연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권 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는 교육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 권 씨는 남편 성 권(Sung Kwon) 씨와 함께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 '아부리아 벤토 하우스'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갑작스럽고 이유 없는 총격으로 권 씨와 태아는 숨졌고, 남편은 크게 다쳤으나 살아남았습니다. 이 사건은 시애틀 경찰 개혁 논의에도 영향을 주었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응급처치 교육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비원 랜디 노버그(Randy Norberg) 씨는 권 씨를 살리지 못한 아픔을 마음에 간직해 왔습니다.
이후 그는 ‘아크 엔젤스 CPR (Archangels CPR)’이라는 응급처치 교육단체를 세우고 “그 누구도 위급 상황에서 무력감을 느끼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의 수업을 들은 한 시민 저스틴 웡(Justin Wong, 28세) 씨는 최근 시애틀의 한 클럽 앞 총격 사건에서 피해자를 구조했습니다. 웡 씨는 “총에 맞은 남성이 도로에 쓰러져 있었고, 가진 게 없어 생리대를 사용해 지혈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피해자는 목숨을 건졌고, 웡 씨는 적십자사 생명 구조 공로상(Certificate of Merit)을 받게 됐습니다. 이 상은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는 민간인 구조 최고상 중 하나입니다.
사망한 권 씨 부부의 식당은 현재 폐업했고, 자리를 대신한 곳은 제과점이 들어섰습니다. 권 씨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는 코델 구즈비(Cordell Goosby)는 아직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의 변호인단은 정신질환 관련 변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버그 씨는 “그녀의 영향력은 지금도 살아 있다”며 “훈련을 진행할 때마다 그녀와 아기의 얼굴을 떠올린다”고 전했습니다.
http://www.radiohankook.com/news/4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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