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유목민들이 거주하는 전통적인 이동식 가옥인 게르 (Ger)에서 잠을 자는 야외 여인숙에서 일박을 한 후 저는 남 쪽으로 100여킬로메타 떨어져 있는 우부군 (Uvugun)사원을 찾아 갔습니다.외모나 주변 환경으로 보나 관광객을 유치할 가치는 없는 초라한 절간에 불과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공산주위자들이 저지른 만행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그 사원은 한 때 200여명의 불교 승려들이 상주하던 큰 규모의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규모나 수도승려는 단 한명도 없고 초라한 암자 한개만 외로히 서있는 곳이 되어버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1937년에 공산 국가인 러시아가 몽고를 자기네의 세력권 하에 두기 위하여 적극적인 개혁을 시도하였을 때 종교 특히 몽골인들의 국교 같이 강한 자리를 잡고 있는 불교가 공산화의 장애물임을 깨달았습니다. “종교는 아편이다.”고 말한 칼 막스 (Karl Marks)를 추종하는 러시아와 몽골의 공산 주의자들은 불교의 승려들을 처형하고 사찰을 파괴했습니다. 수도하는 승려들을 다 죽이고 사찰을 파괴해 버린 그자리에 지금도 옛날의 사찰의 잔여구조가 약간 남아 있었습니다. 훗날에 재건한 적은 암자 한개만 외로히 서 있어서 그 곳이 사찰이었음을 말없이 방문객들에게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울라바타르에 돌아온 후에 저는 또하나의 사원을 찾아갔습니다. 울란바타르로부터 약 30 킬로메타 떨어져 있는 만주셔 (Manzushir)사원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그 곳도 한 때는 500여명의 승려가 상주한 대형 사찰이었다고 하는 데 역시 러시아와 몽골의 공산주의자들이 1937년에 승려들을 다 죽이고 사찰을파괴해 버린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는 조각물이 있고 작은 박물관과 암자 한개가 있을 뿐 승려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곳을 자연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정부가 지정한 곳이라서 관리인 한사람과 그의 가족이 살고 있으며 가끔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약간의 유래와 내력을 설명하고 있는 쓸쓸한 곳일 뿐이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인정 사정없는 잔인한 공산 주의자들의 만행흔적을 보면서 제 가슴 깊이 눌러온 분노가 치밀어 왔습니다. 6.25 사변 당시에 공산군들이 남침을 했을 때 그들에게 협조를 하지 않고 공산주의에 반대를 했다는 죄목으로 공산주위자들은 저의 선친을 학살했던 것입니다. 저는 선친의 유골조차 찾지 못하였기 때문에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죄책감과 만행자들에대한 분노가 새삼스럽게 치밀어 옴을 통감했습니다.
몹씨 험하고 기복이 심한 길로 6 시간 이상을 달려서 울란마타르에 돌아오니 포장된 길이 낙원처럼 느껴졌습니다. 울란바타르에 들어서니 도로에 비하여 너무도 많은 자동차들로 교통체증이 서울이나 방콕을 능가할 정도이었습니다. 그런 교통체증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면서도 저의 미소를 자아낸 현상이 자주 눈에 띠었습니다. 울란 바타르 시내에서 주민들을 나르는 버스가 있는데 어떤 버스는 한글로 “경남 교통”, 또는 “모모회사”, “자동문” 등등의 한글 표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사용하던 버스를 몽골에 기증했거나 판매를 하였던것 같았습니다. 만일에 서울 시내를 달리는 버스에 일본 어로 일본 지방의 이름이 적혀 있거나 일본 회사의이름이 명시된 대로 시내를 달린다면 한국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글 표기가 주행하는 자동차에 뻐젓이 명기된 채로 운행되는 자동차를 페루에서도 여러번 보았습니다. 한글 표기가 뚜렷한 자동차를 외국에서 보았을 때 한인으로서 제마음에 야롯한 기쁨을 느꼈고 미소가 저절로 떠 올랐습니다.
백화점에 가보았습니다. 진열된 상품 중에 제 눈에 띤것은 한국제 화장품 진열대이었습니다. 몽골에도 한국제 상품이 잘 판매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보니 현대와 기아 자동차의 건물이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저는 울란 바타르에서 한인소유의 대형 건물도 보았고 한인소유의 초 현대적인 호텔도 보았습니다. 한인 인구가 알란바타르에 약 3000명 이라고 하는데 그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하여 한국의 위상을 몽골 안에서도 높이고 있었습니다.
멀고 먼 오지 같이만 여겻던 몽골에서 큰 활약을 하는 한인 동포들을 보면서 큰 소리로 응원과 격려와 칭송을 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끝
http://www.radiohankook.com/news/6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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