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백만 명이 사는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를 떠나 몽골의 시골을 구경하기 위하여 약 200 킬로메타 떨어진 허스타이 (Hustai) 국립공원과 바얀고비 (Bayangobi)의 게르(Ger) 캠프지를 향하여 출발을 했습니다. 울란바타르를 벗어나서 약 5 킬로도 가기 전에 포장도로는 끝이 났습니다. 새로 만들기 위한 목적인지 보수를 위한 목적인지 도로를 막아 놓았고 막아 놓지 않은 부분은 굵직 굴직한 자갈이 깔려 있어서 그 위를 자동차가 달리면 오장육보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이 진동이 심했습니다. 그곳을 자주 운전한 운전기사는 얼마 가지 않아서 길을 빠져 나와 벌판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벌판이라고 하면 마치 로스 안젤레스에서 라스베가스를 갈 때 도로 양측에 보이는 듯한 허허벌판입니다. 길도 제대로 만들어져 있는 않는 벌판을 자동차는 달렸습니다. 길이 아닌 길을 달리다 보니 기복이 심하여 시속 10마일 이상의 속도로 달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 곳을 버스도 트럭도 다니고 있었습니다. 가도 가도 인가 하나 보이지 않는 준 사막길이었습니다. 약 한시간 정도 달리면 건물이 몇 개 있는 동네가 있는데 그곳에는 통행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이나 극히 원시적인 화장실이 가옥 밖에 있었습니다. 그런 화장실 사용을 피하기 위하여 배설 행위를 되도록 연기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먼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만은 먼지나 불결한 화장실을 지나치게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오면 크게 당황할 것 같은 여정이이었습니다.
드디어 정오쯤 되어서 게르 (Ger)가 10여개 웅집된 캠프가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게르라는 것은 몽골 유목민들이 거주하는 텐트집 같은 구조물을 말합니다. 원형의 벽에 뾰죽한 텐트를 지붕으로 삼고 있는 구조물은 벽이나 지붕을 양털로 첩첩 여려겹을 포개여 지었기 때문에 절연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집을 갖고 있는 주민들도 겨울이면 게르로 들어와서 주거를 한다고 했습니다. 허스타이 국립공원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 생각하는 국립공원 처럼 웅장하고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사막 안에 게르가 여러 개 모여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단지 그곳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마 즉 타키 (Takhi)를 볼 수가 있습니다. 타키마는 머리가 보통 가축 말보다 크고 모두 하얀 색갈의 백마입니다. 단 숫말은 약간 갈색 빛갈을 띠고 있는데 몽골 전역에 100마리도 되지 않는 타키마가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멸종을 막기 위하여 몽골 정부는 타기를 보호 마을에서 증식을 시켜서 자연으로 방출을 했다고 가이드가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타키마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이유는 숫말들이 암말들을 차지하기 위하여 서로 싸워 죽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곳에서 몽골식 시골 점심을 먹고 계속하여 150 킬로를 더 가니 역시 사막 중간에 게르캠프가 나타났습니다. 그곳이 우리가 일박을 하는 곳입니다. 게르 한 개를 배정 받아 짐을 내려 놓고 우선 낙타를 탔습니다. 원래는 30여분 동안 낙타를 탈 예정이었지난 겨울 옷을 준비해 오지 않은 저는 너무 추어서 약 5분 동안 낙타를 타고 사진만 찍은 후에 내려 왔습니다. 낙타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본 것 보다 컸습니다. 게르 내부는 참대가 세개 놓여 있었고 게르 중심에는 장작으로 난방을 하는 난로가 있었습니다. 장작 난로 옆에 앉아서 몸을 덥히고 있노라니 어렸을 때 학교교실의 난로가 생각났습니다. 장작이 다 탈 때가 되면 캠프에서 일하는 직원이 다시 와서 장작을 더 넣어주었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떠러져 있는 사막의 격리지에서 말이 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여대생인 가이드 한 명뿐인 점을 생각하니 은근히 두려운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현금을 얼마 정도 갖고 있는 사실을 그곳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 것이니 무슨 일이 생기면 꼼짝 없이 당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니 혼자서 이런 곳에 온 것이 매우 무모한 짓인 것 같았습니다. 다시는 이런 한적한 외국지역에 혼자서 오지 않으리라는 결심을 했습니다. 하여튼 아무 탈 없이 몽골의 시골 구경 첫날을 지내고 게르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그곳에서 싸준 도시락을 갖고 다음의 행선지인 우부군 (Uvugun) 사원을 방문한 후 울란바타르로 귀환할 계획입니다. 제 몽골 견학기는 내일에도 계속하겠습니다. 끝
http://www.radiohankook.com/news/6785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