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소주전쟁>은 “IMF 시기를 굉장히 힘들게 겪으면서 지나온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떠한 탐욕으로 무언가를 빼앗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한 이제훈의 말처럼 1997년 위기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미술은 <국가부도의 날>, <탈주> 등 다양한 작품을 담당한 김보미 미술 감독이 맡았다. 김보미 미술 감독은 영화를 통해 시대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반영해 낸 동시에, 종록과 인범 두 주인공의 이야기에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영화 <소주전쟁>은 당대의 시대감과 정서감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반면 리얼한 느낌의 시대극이나 실화극처럼 보여주지는 않도록 노력했다”는 것이 김보미 미술 감독의 설명이다.
위기에 놓인 시대를 배경으로 종록과 인범 두 사람을 어떻게 다르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했던 김보미 미술 감독은 따뜻하고 인간적인 캐릭터 종록을 그려 내기 위해 웜톤의 따뜻한 계열을 사용했다. 반면 냉정한 면모를 지닌 인범의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저채도의 차가운 컬러들, 혹은 무채색의 색감을 자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타인>, <파일럿>, <탈주>의 촬영을 맡았던 김성안 촬영 감독도 <소주전쟁>에 합류했다. 그는 종록과 인범의 술자리를 담아내던 순간을 돌이키며 “두 사람이 갖고 있는 감정들을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했다. 술을 마시는 배우들의 표정이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안 촬영 감독은 수육집이라는 똑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한 장면들에서도 종록과 인범의 감정 변화를 기점으로 전반부와 후반부의 장면을 확연히 다른 이미지로 그렸다. 특히 인범이 혼자 와서 술을 마시는 장면은 사람이 거의 없는 식당의 모습으로 연출하는 등 외적인 디테일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 변화를 담아냈다.
영화 <소주전쟁>은 IMF라는 위기의 시대, 회사와 인생 모두를 전혀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는 두 사람이 소주 하나로 가까워지고, 또 멀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술을 한잔하게 된다면, 표종록의 삶이 맞는 것인지, 최인범의 삶이 맞는 것인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기 좋을 것이다”라는 유해진, “영화의 배경에서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현재와 과거를 비교해 보며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과연 달라졌을지 고민해 봐도 좋을 영화”라는 이제훈의 말처럼, <소주전쟁>은 해답 없는 삶의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소주전쟁>은 소주 한잔처럼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로 올여름 극장가를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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