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간간이 방송되는 국정감사 모습을 TV 상으로 시청했습니다. 제가 본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국회의원들이 질문을 하는 어조와 질문의 방향이 너무도 정치적이었습니다. 3-4일 동안 시청한 국정감사의 모습은 마치 피의자를 심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잘했다는 칭찬은 전혀 없었고 잘못을 지적하거나 잘뭇을 캐 내려 하는 모습만 보였습니다. 특히 증인으로 출석한 분 중 질문하는 국회의원의 아버지 벌 되는 연로하신 분들에게 젊은 국회의원들이 질문하는 태도와 어조는 마치 피의자를 수사관이 심문하는 모습을 방불케 하였습니다. 노인의 한 사람으러서 저에게는 호령을 하는 젊은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몹씨 불손하게 보였고 증인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애청자들께서 잘 아시다 시피 미국에는 국정감사가 없습니다. 종종 국민들이 알아야 할 이슈가 생기면 청문회 (Hearing)를 열기는 하지만 국정 감사는 없습니다. 청문회는 문제가 되는 사태를 국민에게 알리고 이해하도록 하려는 노력에 초점을 맞춥니다. 피의자를 심문하는 장소가 아닌 만큼 질문하는 의회의 의원이나 답변하는 증인이 극도의 예의를 보입니다. 의원들의 질문에 허위로 응답하면 위증죄로 고소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진실만이 대화에 오가는 절차임을 국민들이 이해합니다. 청문회에서는 예의 바르게 대화가 교환될 뿐만 아니라 자주 유머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섞입니다.
저는 오래 전에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조지 슐츠 씨가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의원들의 질문에 응한 장면을 기억합니다. 당시에 미국과 구 소련은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지 않을 때였습니다. 한 의원이 슐츠 국무장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장관님, 소련과 미국이 쉽게 우호관계를 갖게 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런데 왜 그들과 대화를 하려고 시간과 인력을 소비하십니까?” 그 질문에 슐츠 장관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습니다. “소련 측과 회담하는 것은 여자의 손에 키쓰하는 것과 같습니다. 일이 되게 하려면 어디선가 시작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질문한 의원을 비롯하여 모두 웃음 판으로 변했었습니다. 한국의 국정 감사의 질의응답도 좀 더 부드럽고 정다운 모습을 갖출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국정감사를 하는 의원들은 거의 모두 피 감사 측이 제출한 자료에 근거를 두고 질의를 했습니다. 의원스스로가 객관적으로 조사를 했거니 여론 수집 등을 통하여 입수한 상황에 입각한 질의는 없었습니다. 어느 부서를 감사하든지 잘하고 있거나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잘하고 있는 점을 부각 시켜 줌으로써 긍정적인 정책이나 실천을 장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란 꼭 부정적인 면만을 지적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행동과학자들은 한 마디의 칭찬은 열 마디의 꾸중보다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국정 감사도 정부의 부처들로 하여금 업무를 잘 추진하도록 도우려는 목적이 우선일 것입니다. 감사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잘못을 캐내려는 노력과 긍정적인 면을 인식하여 격려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 야 할 것입니다. 감사를 받는 부서는 감사를 하는 의이원들에게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하여 감사를 은근히 가다리는 마음씨가 바람직합니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피 감사부처는 의원들을 기피하고 싶은 기분일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성적표를 부모님께 보여야 할 자녀는 좋지 않은 점수만을 지적하는 부모에게는 성적표를 보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나 좋은 점수를 칭찬하고 좀 더 노력할 것을 격려하는 보모에게는 어서 빨리 성적표를 보이고 싶을 것입니다. 국정감사를 받는 부서들도 성적표를 갖고 있는 자녀와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국정 감사가 건설적인 대화의 장이 되어 서로 긍정적인 의사를 교환하고 결과적으로 감사를 받고 난 후 더욱 업무추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갈 결의가 강해지는 절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국정 감사장면을 방영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TV 카메라가 없으면 돌출 스타가 되려는 심리를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끝
http://www.radiohankook.com/news/7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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