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는 엽피 (YUPPI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속어로 시작되었지만 이제 정규 단어가 된듯 싶습니다. Young Urban Professional의 첫 글자를 모으면 YUP인데 애칭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YUPPIE로 통용됩니다. 엽피는 돈을 많이 버는 젊은 전문인으로서 대도시의 시내 고급 고층빌딩에서 살면서 각종 현대 문화를 즐기는 족들을 일컫습니다. 그런 엽피 생활을 해보았던 한 전문인이 워싱톤포스트 (Washington Post)지에 보낸 편지가 있었습니다. 그 편지에 우리의 생활 자세를 반성하게 하는 강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소개를 합니다.
“나는 엽피 생활도 해보았고 엽피가 아닌 생활도 해보았습니다. 처음 결혼은 엽피여성과의 결혼이었습니다. 우리 둘다 높은 봉급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지중해 유람선 여행, 스포쓰 카 경주구경, 스키를 즐기는 주말, 케네디 센터에서 펄쳐진 문화행사를 관람하는 둥, 정말로 엽피생활을 했습니다. 이런 호화생활을 14년 한 후에 우리는 이혼을 했습니다. 왜그럴까요? 그 14년이 아름다운추억으로 가슴에 남지 않는 까닭은 뭐일까요? 나는 올해에 42세입니다. 재혼을 했습니다. 지금의 아내는 5살과 한살의 두 딸의 양육에 전념하기 위하여 그녀의 전문직을 포기하고 전업주부가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한 사람의 수입으로 살고 있습니다.
유럽여행, 고급 식당에서의 저녁식사, 유명한 공연의 관람 등은 이제 멀리 지나간 아물거리는 기억이 되었습니다. 휴가를 갈 때에는 9년 된 캠퍼트럭에 가족이 다 함께 타고 캠프를 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멋진 저녁식사라고 하면 퇴근하면서 팟자를 사기지고 귀가할 때 “야!! 아빠가 핏자를 사왔다.”고 환호를 하는 딸 아이가 말해줍니다. 우리 부부는 한살 짜리 딸아이에게 똑 같은 동화책을 두번째로 반복하여 읽어주고 있습니다. 행복지수를 말하라고 하면 저의 첫 결혼 생활은 10점 만점에 2이었고 지금은 9.5입니다.”
고급 주택에서 살면서 비싼 문화행사를 관람하고 세계 명승지들을 골고루 관광하는 엽피 생활보다 핏자로 저녁식사를 때우고 평범한 가족으로 생활을 하는생활이 엽피생활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전업주부가 따분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겠지만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분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동포사회에서 유명한 번호사와 결혼을 해서 엽피생활을 하던 한 의사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둘 다 전문인으로서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귀가하는 시간도 다르고 부부가 단란하게 식탁에 앉을 기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 남편은 “아내가 지어준 밥을 한끼라도 먹어보면 한이 없겠다.”고 푸념을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부부가 결국 이혼을 했다는 사실은 저를 포함해서 아무에게도 놀랄일이 아니었습니다.
먼 여행을 다녀 오거나 직장에서 늦게 귀가했을 때 반겨주는 아내가 없고 적막과 싸늘함이 깃든 집안으로 들어오는 고독감을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큰 집이 아니더라도, 고급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 않더라도,
모두 알아주는 부촌에 살지 않더라도 단란한 가족끼리 식탁에 둘러 앉아 그날에 있었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종알종알 지꺼려 대는 자녀들로부터 살맛 나는 세상이라는 느낌을 얻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미국이라는 나라에는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부자들이 많은 나라일 것입니다.
제 주변에는 15000 평방피트 즉 건평이 400평이 넘고 집안에 엘레베이터까지 설치된 집에서 살고 있는 젊은 부부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생활 양식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바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인류 공통의 목적을 향해 달리는 인생에서 엽피생활양식이 지름길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김치찌게만이 식탁에 올려져 있더라도 진수성찬인양 가족끼리 맛있게 먹고 가족끼리 서로 고마워 하며 칭찬을 나누는 생활 양식은 가정의 수입에 상관 없이 행복을 매일 맛보는 생활일 것입니다. 부귀 영화를 추구하다가 행복까지 다 날려버리는 생활보다 가정의 행복을 먼저 구하려고 하면 부귀영화는 행복의 수단이 될 지언정 그것들이 행복 자체는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끝
http://www.radiohankook.com/news/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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